인체의 신경계는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로 크게 나뉘어 집니다. 중추신경계는 두개골(머리뼈)이나 척추(등뼈)와 같이 단단한 뼈조직 안에 보호받고 있는 대뇌(큰골), 소뇌(작은골), 뇌간(숨골) 및 척수(등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말초신경계는 중추신경계로부터 갈라져 나오는 신경 연락망을 뜻하는데, 머리 부분에 분포하는12쌍의 뇌신경과 몸통과 팔, 다리에 분포하는 31쌍의 척수신경 및 이들 신경의 지배를 받는 근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신경계에 발생하는 질환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임상과목이 신경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1983년도 이전에는 신경계 질환에 관심이 있는 일부 내과 혹은 정신과 전문의가 신경과 진료를 하여왔으나 1983년도부터 법적으로 독립된 전문과목으로 공인되었기 때문에 신경과 질환을 다루던 내과 및 정신과 전문의들이 전문의 자격시험을 거쳐 신경과 전문의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새로운 제도하에서 정식으로 신경과 수련을 마친 전문의가 1986년도부터 배출되기 시작하여 대략 2,016명(2020년도 기준)의 신경과 전문의가 국민 보건 향상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경계는 인체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분포하여,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데 가장 중요한 장기이기 때문에 신경계에 이상이 발생하면 실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증상들을 모두 나열할 수 없으나 정신을 잃거나 헛소리를 하는 의식장애 증상, 반신마비나 하지마비 등의 마비 증상, 두통 및 신경통, 경련, 손발저림 혹은 감각이 무뎌지거나 오히려 예민해 지는 것과 같은 감각장애 증상, 손발이 떨리거나 저절로 팔다리가 뒤틀리거나 움직여 지는 운동이상 증상, 물체가 이중으로 보이거나 시력감퇴와 같은 시각 장애 증상, 음식을 삼키기 어렵거나 사래가 자주 걸리는 증상, 발음 및 언어장애 증상,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는 증상, 어지러움증이나 끊임 없이 귀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 계단을 오르 내리기 어렵거나 팔을 들어 올리기 어려운 증상, 걸을때 술취한 모양으로 비척 대거나, 발을 끌면서 걷거나 부자연스럽게 걷는 등의 보행이상 증상, 간헐적으로 전신에 힘이 빠져 무기력 해지는 증상, 노망, 지능 장애, 발달 및 행동 장애 증상 등이 신경과에서 비교적 흔히 접하는 증상에 속합니다. 신경계 질환은 매우 광범위하고 다양함으로 신경과는 여러가지 전문분야로 나뉘어 집니다.
뇌혈관의 이상에 의하여 갑자기 발생하는 반신마비와 같이 뇌의 부분적 기능이상 증상이나 의식 변화를 전공하는 뇌졸중(중풍) 분야, 경련 발작을 다루는 간질(전간) 분야, 말초신경이나 근육에 발생하는 질환을 다루는 말초신경 및 근육질환 분야, 파킨슨씨병과 같은 운동 이상 증상을 다루는 운동질환 분야, 대뇌의 전반적인 기능 감퇴로 발생되는 지적 저하 상태를 다루는 치매(노망) 분야, 뇌염이나 수막염 같이 신경계에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신경계 감염 분야, 두통 및 여러가지 신경통을 다루는 통증 분야 및 신경계의 종양(혹)을 다루는 신경계 종양학 분야 등이 대표적입니다.
일반 대중에게 혼동을 초래하는 전문과목으로 신경외과와 정신과를 들 수 있는데, 신경과와 신경외과와의 관계는 일반내과와 일반외과의 관계와 같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됩니다. 신경과는 신경계에 발생하는 질환을 진단하고, 약물요법이나 대증요법을 통하여 치료를 유도함이 특징이고, 신경외과는 신경계에 발생하는 질환을 수술적 접근 방법으로 치료를 도모합니다. 따라서 신경과 진단 과정에서 수술이 필요한 병변이 확인되면 신경외과에 의뢰하여 수술적 치료방법 여부에 대하여 자문을 구합니다.
일반인들에게 가장 혼란을 일으키는 신경과와 정신과와의 관계는 임상 증상이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명쾌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신경과는 신경계의 기질적 변화에 의한 해부생리학적 이상으로 발현되는 임상 측면을 진료하는 분야이고 정신과는 기질적 변화가 동반되지 않는 뇌의 기능적 변화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의학 분야입니다.
즉 정신과는 인간의 사고, 감정 및 정서, 인간의 마음을 다루는 임상과로 눈에 드러나는 기질적 이상 보다는 정신적 이상 상태를 대상으로 합니다. 따라서 정신분열, 우울증, 히스테리, 노이로제, 신경과민 등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임상과목이 정신과이며, 신경계에 발생하는 염증, 종양, 혈관페쇄 등으로 인하여 신경세포가 기질적으로 변화되어 발생되는 이상상태를 다루는 임상과가 신경과입니다.
예를 들면 환자가 스트레스나 어렸을 때의 비정상적 가정환경 등으로 인한 순수한 정신적 문제로 정신이상이 나타났다면 당연히 정신과 진료를 받아야 하며, 뇌염으로 인하여 정신이상 증세를 보인다면 우선적으로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함이 원칙입니다.
“신경과 질환에는 신경과 전문의와 상담하세요.”